2020.06.02
그냥 살아.
그냥 살라니, 무슨 말일까. 처음엔 답답했다. 막막하고. 그냥 살라는 건 그냥 모든 걸 방치하는 듯한 느낌에 절망의 기운도 느꼈다. 이게 1단계.
근데 별 수 없었다. 그냥 살지 않으면 어쩔 건가. 어쩔 건데, 방법이 없었다. 그냥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2단계
그냥 산다는 것. 아 그냥 사는 것. 이게 삶 그 자체구나. 3단계.
나는 너무 힘주고 살았다. 내가 만든 세상에서 내가 만든 틀에서 내가 만든 미래의 상에서 내가 만든 규칙에서 내가 만든 나의 모습에서.
있는 그대로 삶이란 것, 세상이란 걸 모르고 타인의 기준에 나의 상상에서 많은 굴레와 틀에 사로잡혀 살았구나.
상황은 일상은 바뀐 게 없는데, 힘 빼고 사니 참 편하고 즐겁다. 억울할 것이 없는 희생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하고, 정면으로 원하는 바로 그것을, 타협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더 강건해져야겠지.
복싱을 하는 시간은 때때로 나약해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떠올리는 시간이다. 다르게 사는 건 쉽지 않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내 갈 길 가려면 복싱을 해야한다.
조수석에 철학쌤 복싱책을 놓고 다닌다. 인생 실전이다 존만아, 리마인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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