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다는 것은 어떤것인가

 

 

글 장길웅

 –

나의 한 가운데 깎여나가지도 쓸려가지도 않은 ‘원함’이 남아있다.

거센 세월의 풍파와 거친 생의 물살 속에서도 깎여나가지 않고 움직이지 않고, 마치 원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나의 가장 깊숙한 곳에 큰 바위로 자리잡아 있다.

작아질 때도 있었고 커질 때도 있었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쓸려 내려가지도 않았다. 깨지지도 않았다.

 

 

그렇게 그 바위를 들여다보면 어느 찰나의 순간 바위는 오직 나만이 오를 수 있는 산이 되어 마주하게 된다.

찰나의 그 순간에 하늘은 칠흑 같은 깊은 밤 하늘과 겨우 보이는 별빛의 흔들림과 함께 떨리며 고요해진다.

매일 보았지만 낯설며 한 순간에 미지의 세계로 변해버렸지만 두려움보단 호기심이 끝없이 샘솟는다.

한없이 신비롭고 한계가 보이지 않는 자유로 가득 차 있다는 것에 가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선명하지만 기억나지 않는 꿈속에서 본 보물을 잡는 것처럼 한치의 망설임 없이 잡아야 한다.

확신과 흥분으로 가득 차 있어 손에 땀이 차고 가슴은 쉼 없이 뛰는 설렘을 느끼게 된다.

가파르고 험난하며 아무도 갈 수 없어 만년설이 가득 차 있어 그 길을 들어서는 순간 만년설 차가움이 나를 집어 삼킬 수 있음을 직감한다.

하지만 오르지 않으면 죽어서도 후회하게 될 바로 그 살아 있는 순간, ‘원함’ 그 자체를 만난다.

그렇게 마주한 원함은 이내 내 가슴에 남아 심장을 강하게 뛰게 만드는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그것을 바라보며 한 발짝 걸어가면 새로운 세계로의 문이 열리는 듯 경이로움을 담고 있다.

칠흑 같은 눈보라가 고통스럽게 몰아쳐도 고요한 자연 속에서 온기를 느끼는 듯한 뜨거운 심장의 박동을 느낄 수 있다.

닿을 수 없는 욕망은 저 멀리 한 없이 높고 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바라보는 듯한 감정을 들게 한다.

불가능에 가까울수록 내 생에 가장 가치 있고 심장 뜀이 주체 하지 못할 도전의 욕구를 자극하는 확신에 찬 목표가 된다.

동시에 나의 한계를 넘어서는 성장과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에 도달하는 끝없는 나만의 탐험으로 나의 무한한 변화와 모든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암시 받는다.

이 모든 감정이 어우러져 공상과 현실이 만나 교차하는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지는 나다운 순간의 시작이 된다.

머릿속에만 있던 천 개의 자물쇠가 달린 원함의 문이 비로소 열리고, 그것이 만질 수 있는 현실이 되어 만나는 그곳에서 욕망은 마침내 끝없는 이야기 시작이 된다.

 

 

그런 존재의 출현은 삶을 더 고난하고 험난하고 고통스럽게 만들지만 이겨내게 만들고 살게 만들며 내가 나다울 수 있게 한다.

나는 원한다. 그것이 별빛 하나 없는 칠흑 같은 밤하늘 아래 끝없이 몰아치는 눈 폭풍이 불고, 올라가도 끝이 없는 낭떠러지에 그것이 피어 있다 해도 그곳에 가길 나는 원한다.

나는 원한다. 아무도 가지 않아 발자국조차 없고 너무 멀어 지평선 너머에 있고, 지평선 너머에서조차 너무 커 한눈에 그것을 담을 수 없는 곳이라 해도 나는 그곳에 닿길 원한다.

결국 죽음 앞에 서면 너무나도 명확하게 후회로 다가올 것임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곳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올라야 할 끝이 보이지 않는 칠흑같이 어둡고 눈 폭풍이 몰아치는 설산으로 다가왔다.

마침내 오른다면 흔들림이 사라지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원함은 결국 내게 오고 말았다.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