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비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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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물에 친절합니다


for 혜민

 

물에 비친 달

20 × 30 × 30 cm

Acrylic on Canvas, Resin, Mirror, Wood, Beads

2024

SKU: N/A 카테고리:

설명

『정법안장』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깨달은 인간은 물에 비치는 [*글자 그대로 보면 ‘거주하다’, ‘머물다’ 를 뜻합니다.] 달과 같습니다.

달은 젖지 않고, 물은 방해받지 않습니다.

달빛이 크고 넓어도 작은 물에서 거주합니다.

달 전체와 온 하늘은 풀줄기의 이슬방울 속에, 즉 하나의 물방울 속에 거주합니다.

달이 물을 관통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깨달음은 개별 존재자를 꿰뚫지 않습니다.

이슬방울이 하늘과 달을 방해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별 존재자는 깨달음의 상태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비어 있음은 개별적인 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깨달음의 관점에서는 개개의 존재자가 각각의 고유한 방식으로 빛나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주인 행세를 하지 않습니다.

달은 물에 친절합니다.

모든 존재자는 스스로를 내세우지도 다른 것을 방해하지도 않으면서 서로의 속에 거주합니다.

 

한병철 『선불교의 철학』 이학사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