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ve: 살아있음〉
신윤정 개인전
2026.09.01 — 09.30
뻘로장생 아트하우스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선재로 55
관람시간
평일 10:00 — 18:30
주말 10:00 — 19:30
※ 전시는 9월 30일 12:00에 종료
전시 소개
신윤정 작가의 첫 개인전 〈Alive: 살아있음〉이 뻘로장생 아트하우스에서 열립니다.
신윤정 작가는 ‘살아있음’의 감각을 작업의 중심에 두고, 몸과 감각이 선명하게 깨어 있는 순간과 그 감각이 축적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빛과 물질을 통해 시각화해 왔습니다. 신체적 경험을 주요한 출발점으로 삼아 긴장과 몰입, 감각의 움직임을 다양한 형태와 물성으로 풀어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작업과 신작을 함께 선보입니다. 특히 빛을 주요 매체로 사용하는 작업의 특성을 고려해 작품에 적합한 밝기와 공간의 조건을 구성함으로써, 그동안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던 작업의 물성과 빛의 관계를 보다 온전히 선보입니다.

전시 서문
소란을 딛고 얻은 ‘삶’
‘살아있다’는 것은 세계와 마찰한다는 것이다. 물집은 그 마찰이 남긴 작은 상처이자 작은 승리다. 손을 꽉 쥐고 오래 달리면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그 따끔함이 문득 살아 있음을 일깨운다(〈가시와 물집〉(2025)). 신윤정이 붙드는 것은 이런 감각이다. 강아지 코의 촉촉함(〈촉촉코〉(2026)), 손안에서 우글거리는 물고기의 진동(〈개볼락의 떨림〉(2025)), 얻어맞는 순간의 팽팽한 긴장(〈야생성〉(2024))…. 위대할 것 없는, 하찮고 성가신 감각들. 작가는 이 작은 소란에서 ‘생生’이 발생한다고 믿는다. 우리가 자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능하며’ 지내는 동안, 마비된 하루를 뚫고 우리를 다시 깨우는 것은 언제나 세계와의 이런 소란이다.
일상의 소소한 비애와 아름다움을 불러내는 것은 감상주의자의 습관이다. 그러나 신윤정의 작업이 감상적인 소재주의로 미끄러지지 않는 이유는, 그가 이 사소한 것들을 극화하거나 미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다만 그것이 저 자신이 되게 둔다. 몸은 생각보다 먼저 반응하고, 감각은 관념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움직인다. 그 움직임이 있는 그대로 포착될 때, ‘삶’은 그곳에 배어있다. 그는 붓이 흘러내리는 결을 끝까지 통제하지 않았다. 의도를 넣되 결과를 열어두는 태도는, 삶이 그러하듯 감각이 스스로 도착하게 하는 방식이다. 정지한 형태에서도 무언가는 살아 움직인다. 미세하게 깜빡이는 빛이 정지한 화면 위로 표정을 하나씩 불러내고 다시 스러지게 한다(〈감정들〉(2023)).
이 마찰은 표면에서 일어난다. 그의 빛을 장식으로 읽으면 작업의 진의는 놓치고 만다. 빛은 물질이 살아나는 사건 그 자체이며, 표면은 물질과 빛의 무수한 만남으로 가득 찬다. 그 표면에 무의미한 자리는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지점이 없다. 모든 곳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의 빛은 화면 밖에서 비추는 것이 아니라 화면의 살에 엉키고 심겨있기에, 화면은 스스로 빛나는 것에 가깝다. 조명이 꺼져도 회화로 성립하고 켜지면 다른 작품이 되어야 한다는 이중의 조건은, 신윤정이 스스로에게 부과한 윤리다. 어둠 속에서 빛이 깨어날 때 정지한 화면은 비로소 시간 즉 생을 얻는다.
여기서 전복은 일어난다. 살아있는 것은 몸이 아니다. 오히려 무수한 감각의 움직임이 쌓여 몸을 이룬다. 감정과 경험은 몸에 남아 포개지고, 서로 겹치고 어긋나며 하나의 지층이 된다. 세 개의 캔버스로 나뉘어 어긋난 화면에서, 그 틈은 깨어진 흔적이 아니라 서로 다른 관계가 시작되는 자리다(〈이중분절〉(2026)). 오래 묵힌 시간마저 그 표면으로 분출한다(〈분출〉(2026)). 지층은 과거의 흔적을 간직하는 자리이자,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생성되는 살아 있는 층이다. 하찮게 쌓인 순간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이 된다. 이 생을 이루는 것은 두 리듬이다. 하나는 솟구쳤다 부서지는 순간의 떨림이고, 다른 하나는 가늘게 오래 이어지는 끈질긴 지속이다(〈세숨〉(2026)).
살아있음은 그 반대편, 곧 무감각과 죽음과 마주칠 때 오히려 선명해진다. 가시에 찔리고 물집이 부풀 때처럼, 그것은 곧잘 고통의 얼굴을 하고 온다. 억압이 열망으로 움트고(〈억압-움트는 열망〉(2025)), 분노 밑에 연약한 슬픔이 깔리고(〈분노-연약한 슬픔〉(2025)), 죽음이 삶을 날카롭게 벼리고(〈죽음-날카로운 삶〉(2025)), 고통이 찢어낸 자리에서 아름다움이 돋는다(〈고통-찢어낸 아름다움〉(2025)). 몸이 스스로를 공격하는 자리에서마저 생명은 솟는다. 살아있음이 가장 강해지는 곳은 그것이 위협받는 자리다. 다만 신윤정은 부정에 머물지 않는다. 빠진 자리에서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고(〈원형탈모〉(2026)), 그 자리에서 생의 힘이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엘랑비탈〉(2026)). 검은 지층 위로는 끝내 빛이 비친다(〈숨결〉(2025)). 마찰이 남긴 상처가 곧 작은 승리가 되는 것. 그의 작업은 무너지는 순간을 회복의 순간으로 되돌린다.
전시의 끝에서 이 감각은 관객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강박과 히스테리를 응결시킨 인물상 앞에서 관객은 자신을 마주하고(〈Obsession〉(2023), 〈Hysteria〉(2023)), 완성되지 않은 참여작 앞에서 작업은 관객이 저마다의 물질을 더할수록 표면이 계속 달라진다(〈생멸〉(2026)). 미완결은 결함이 아니니, 살아있음이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 마찰하며 변해가는 과정임을, 그 열린 표면이 증명한다. 달무리의 고요와 존재하지 않는 설산, 우주에 튀는 한 점의 미세한 이탈에서 출발해(〈moon〉(2019), 〈눈산〉(2019), 〈클리나멘〉(2026)) 몸의 경계를 넘고, 층층이 쌓였다가, 끝내 관객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여정. 그렇게 전시는 하나의 질문으로 마친다. 지금, 당신은 무엇과 마찰하며 살아있는가.
/ 조 재 연
작품 사진

▲ 신윤정, 세숨, 2026, 캔버스에 아크릴, EL와이어 조명, 72.7×90.9cm

▲ 신윤정, 세숨, 2026, 캔버스에 아크릴, EL와이어 조명, 72.7×90.9cm (Detail)

▲ 신윤정, 이중분절, 2026, 캔버스에 아크릴, EL와이어 조명, 38×61cm

▲ 신윤정, 분출, 2026, 캔버스에 아크릴, EL와이어 조명, 73×91cm

▲ 신윤정, 분출, 2026, 캔버스에 아크릴, EL와이어 조명, 73×91cm (Detail)

▲ 신윤정, 원형탈모, 2026, 캔버스에 아크릴, 종이 점토, LED조명, 25×25cm

▲ 신윤정, 엘랑비탈, 2026, 캔버스에 아크릴, 종이 점토, LED조명, 레진, 25×25×42cm

▲ 신윤정, 개볼락의 떨림, 2025, 캔버스에 아크릴, EL와이어 조명, 종이 점토, 레진, 40×40cm

▲ 신윤정, 개볼락의 떨림, 2025, 캔버스에 아크릴, EL와이어 조명, 종이 점토, 레진, 40×40cm (Detail)

▲ 신윤정, 가시와 물집, 2025, 캔버스에 아크릴, EL와이어 조명, 종이 점토, 레진, 40×30x11cm (Detail)

▲ 신윤정, 감정들, 2023, 캔버스에 아크릴, EL와이어 조명, 아두이노, 72.8×91.1cm
작가노트
〈Alive: 살아있음〉
신윤정
나는 ‘살아있음(alive)’의 감각을 작업의 중심에 두고 있다.
살아있다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으로 존재하는 상태가 아니라, 몸과 감각이 선명하게 깨어 있는 상태에 가깝다. 무언가를 만지고, 바라보고, 긴장하고, 몰입하는 순간 우리는 세계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자신의 존재를 감각하게 된다.
나는 이러한 생생한 감각의 상태를 시각적이고 물질적인 형태로 옮기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작업한다. 빛과 물질은 보이지 않는 그 감각을 드러내는 주요한 매개가 된다. 빛의 미세한 변화, 물질의 밀도와 표면, 형태의 긴장과 흐름을 통해 감각이 발생하는 순간을 시각화한다.
신체적 경험은 이러한 관심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몸이 극도로 현재에 집중하는 순간, 생각보다 먼저 감각이 반응하고 움직인다. 긴장과 고통, 몰입 속에서 내가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다고 생생하게 느낄 때,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살아있음은 하나의 강렬한 순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감정과 경험은 몸과 기억에 남아 서로 겹쳐지고, 그 흔적들은 다시 새로운 감각과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작업은 이러한 감각들이 축적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세한 떨림에서 시작된 감각이 몸의 경계를 넘어 확장되고, 다양한 경험과 기억의 층으로 축적되어 다시 현재의 감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나는 작업을 통해 우리가 이미 살아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보다,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살아있음의 감각을 포착하고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드러내고자 한다.
전시 정보
전시명 〈Alive: 살아있음〉신윤정 개인전
작가 신윤정
기간 2026.09.01(화) – 09.30(수)
시간 평일 10:00–18:30 / 주말 10:00–19:30
※ 전시는 9월 30일 12:00에 종료
장소 뻘로장생 아트하우스 ->네이버 지도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선재로 55 / 뻘다방 2층)
주최·주관 SPANTASTIC PLACE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
*본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의 K-Art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지원받은 사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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